새해가 밝았습니다. 올 한해 겨우 52주(2024년)의 시간동안 수많은 일들이 펼쳐질 텐데요, 유니크굿컴퍼니는 새해를 맞아 수많은 노이즈 속에서도 선명하게 그려지는 시그널을 찾을 수 있도록 대한민국 경험트렌드2024를 공개합니다. 경험트렌드2024는 이색경험플랫폼 리얼월드를 통해 유입되는 다양한 사용자의 행태분석과 유저 리서치, 그리고 관련 시장 조사를 통해서 도출한 핵심 인사이트를 일곱가지로 선정하였습니다.
경험트렌드란?
연말과 연초면 소비자트렌드, 기술트렌드 등 다양한 종류의 트렌드 보고서들이 발간됩니다. 그런데 어느샌가 '이 트렌드가 과연 트렌드가 맞는거야?'라는 의구심을 가진 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실제 피부로 느끼는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으니까요. 그 이유는 '소비라는 결과'를 두고 하는 접근분석 이라는 점, 그리고 기업 및 기관, 전문가 집단 등 트렌드세터(Trend-setter)로 불리는 공급자 관점의 의도 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몇년동안 '메타버스'는 사람들이 찾지 않는 텅빈 공간이었지만 주요 트렌드로 연일 다뤄지는 괴리가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험트렌드는 바이럴세터(Viral-setter)들이 형성하는 맥락을 추적하고 그 속에서의 특이점을 다루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내가 무엇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 인식하기 이전부터 다양한 커뮤니티를 통해 엄청난 양의 맥락을 소통합니다. 그 중에서 공통의 트렌드로 귀결되는 것은 바로 '경험' 에 관한 것입니다. '오늘 뭐하지? 주말, 휴일에 뭐하지? 함께 뭐하지?' 오늘날 사람들이 가장 많이 나누는 질문은 바로 '뭐하지?'에 관한 경험입니다. 이미 경험한 후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은 이야기, 나눌 가치가 있는 일상, 주목받고 피드백을 일으킬 수 있는 이벤트들이 그 중심에 있습니다. 경험에 관한 소통의 결과가 트렌드로 나타납니다 . 이런 관점에서 보면 바이럴을 일으키는 핵심 주체들이 곧 트렌드를 형성하는 중심으로 이들이 누구인지, 어떤 행태를 갖고 있으며 이들이 모여들고 있는 새로운 흐름의 변화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한민국 경험트렌드'는 바이럴을 주도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주목하고 참여하며 실제적인 특이점을 만들어내는 경험의 주요 지점을 추적합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지속적으로 블로그를 통해, 뉴스레터를 통해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대한민국 경험트렌드2024
질리언(Zillion)
무한의 가능성을 탐색하라
유니크굿컴퍼니
질리언(Zillion)은 규정할 수 없을 만큼의 큰 수를 말합니다. 소수의 트렌드세터로 형성되는 소비자 시장을 넘어 수많은 사람들이 소통하고 참여하며 만들어내는 맥락과 경험의 풀스펙트럼을 표현하고자 선정한 이름입니다.
2000년생이 온다, 잘 파고드는 잘파세대가 트렌드세터가 되다
Z -alpha generation becomes Trendsetter
잘파세대란, 2024년 기준 지금의 10대와 20대를 말하는 세대용어로 1990년대 중후반~2010년대 극초반 에 출생한 세대를 의미하는 Z세대와 2010년대 초반~2020년대 중반에 출생한 세대를 의미하는 알파세대의 합성어(Z+alpha)입니다. MZ세대라는 표현에 익숙해진지도 얼마 되지 않았는데! 싶겠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디지털 이주세대'와 '디지털 네이티브세대'를 확연히 구분하는 용어로 근원적인 차이를 가집니다. 밀레니얼세대는 2000년에 성인이 된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로, 실제로는 1981년생부터 1996년생까지를 말합니다. 밀레니얼은 놀랍게도 SNS, 스마트폰을 위시로 하는 모바일 혁명 이전에 태어났고(아이폰이 2009년 말에 출시했다는 점!) 심지어 인터넷 조차 일상에 스며들기 이전의 시대입니다. 때문에 사람들의 소통과 경험 방식은 물리적인 세계에서 형성한 관계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잘파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로 마치 달에서 태어난 종족과도 같습니다. 디지털을 공기로 느끼며 호흡하고 이들의 일상은 온라인에서 시작해 온라인으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국에서 태어난 사람이 한국어를 사용하고 영어권에서 태어난 사람이 영어를 사용하듯 디지털에서 태어난 잘파세대는 디지털 환경을 아무런 거부감없이 받아들이며 시공간의 제약없이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며 관심에 참여합니다.
1. 처음 만나는 사람과도 쉽게 교류하고 참여하는 세대
잘파세대는 유년 시절부터 스마트폰으로 관계를 형성하는 것에 익숙하기 때문에 이들에게는 디지털 상의 친구와 실제 세계에서의 친구 구분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의 Z세대 관계성 조사에 따르면 '취향이 비슷하다면 처음 만나는 사람과도 쉽게 교류할 수 있다'라는 대답이 이전 세대 대비 높게 나타납니다. 또한 영속적인 관계 형성보다는 관심에 따라 연결을 형성하고 끊을 수 있는 '팔로잉', '댓글 대화'에 대한 선호가 높고, 특히 전화번호나 메신저ID를 공유하는 것은 꺼려하지만 흥미롭게도 직접 만나는 것은 선호하는 양상을 보입니다. 일상에서 사용하는 SNS구조와 실제적인 만남, 교류의 양상과 맥이 닿아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전 세대만 하더라도 관계를 형성하는데에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확실히 달라진 양상입니다.
10대부터 30대 전반에 걸쳐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다인용 역할극 게임 리얼월드 클루' 시리즈를 예로 들면 보통 게임을 하는데 필요한 3인~6인의 플레이어를 구하기 위해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임을 함께할 사람을 구하는게 너무나도 자연스럽습니다. 리얼월드 클루 시리즈는 보통 2시간에서 최대 6시간 가까이 몰입감 넘치는 역할극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얼굴을 맞대고 있어어 하거나, 온라인에서 음성채팅으로 소통해야 하는데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를 탐색하는 과정은 아예 생략되어 있습니다.
온라인으로 게임 참여자를 구하는 모습(출처: 리얼월드)
즉 자신의 관심과 목적을 중심으로 공유하고 소통하며 만남을 가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런 지점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며 '비인간적이다', '선택적, 단절된 관계방식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으나 반대로 '내가 원치 않는 관계를 형성하고 나를 숨겨야 하는 피로관계' 보다는 보다 건강하고 생산적인 관계를 형성한다는 관점 역시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항상 연결되어 있지만, 연결에서 소외되는 두려움도 함께 느끼끼는 'FOMO(Fear of missing out) 증후군' 역시 잘파세대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바이럴이 일상
자신의 모든 생각과 경험들이 타인에게 실시간으로 노출되고 있다면 어떨까요? 어딘가 으스스하고 무섭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죠? 톰 홀랜드가 출연하는 영화 '카오스워킹'은 자신의 모든 생각이 실시간으로 노출되는 '노이즈'에 감염된 세상 '뉴 월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SF영화입니다. 그 사람의 근처에만 있으면 무슨 생각을 하는지를 여과없이 들을 수 있다는 흥미로운 설정입니다.
그런데 잘파세대는 스스로, 심지어 자신의 일상들을 실시간에 가깝게 노출하고 있습니다. 그 사람의 관심, 그날 있었던 일, 갈등과 다짐들을 그의 계정을 살펴보면 샅샅이 알 수 있을 정도입니다. 오늘 아침 무엇을 먹을까, 무슨 옷을 입을까, 무얼 할까, 어떤 일이 있었는지까지 예외가 없습니다. 식당에 갔는데 정말 데코가 예쁜 먹음직스러운 음식이 나왔다, 또는 성수동에 새롭게 열린 브랜드 팝업스토어에 방문했다. '이벤트'가 되는 지점들은 어김없이 인스타나 블로그, 커뮤니티에 즉각 공유합니다. 이전 세대는 친구와 공유하고 소통을 하는게 주였다면 잘파는 자신의 페르소나가 담긴 아지트(인스타, 블로그, 틱톡 등)에 자신의 모든 일상을 담아냅니다. 먼 옛날 일기장에 고이고이 생각들을 꾹꾹 눌러담아 쓰고 자물쇠를 채웠던 시대와 선명하게 대비되죠.
인증은 예절, 모두가 방송국을 운영하는 상황
예절샷이라고 들어보셨나요? 무언가 맛있는 것을 먹을 때 '잠깐! 사진 찍어야지!'하고 사진을 찍고 SNS에게 공유하는 '트위터예절'을 말합니다. 밥상머리 예절이 이제는 '예절샷'으로 완전한 디지털 전환을 했다고 할까요. 처음 예절샷은 K-POP 팬들이 음식을 먹을 때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의 사진 또는 캐릭터를 함께 놓고 찍으면서 일상의 모든 순간을 함께 한다는 의미를 공유하면서 확산이 되었는데 지금은 스타 뿐만 아니라 작품, 캐릭터, 부적 등 다양한 오브제를 활용하는 덕질 문화로 확산되었습니다만 이제는 맛있는걸 먹을때 '아 사진!' 하는 것처럼 생활의 습관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습니다. 이것이 트렌드에 어떤 의미를 가져오는지는 금방 직감하실 겁니다. 수많은 잘파세대들이 자신의 일상을 인증하는 것이 자리잡아간다? 매체를 이용한 마케팅과는 비교할 수 없는 임팩트를 가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인증이 만약 확산, 즉 바이럴로까지 이어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한마디로 잘파세대는 각자의 '방송국'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각자 세계의 연결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그들의 일상은 호수 위에 떨어지는 빗방울이 파문을 일으키고 그 파문들이 서로서로 간섭하며 영향을 미치는 양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파문은 잔잔히 퍼지다가 사라지지만 어떤 파문은 시너지가 일어나며 가공할 바이럴 파워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이는 통상의 바이럴 매체와는 비교할 수 없는 힘을 갖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덕후들의 과몰입 추리미스테리가 산업이 되다
Immersive Mysteries are booming market
읽는 방식에서 플레이하는 방식으로 진화한 추리미스테리
명탐정! 하면 '코난', 또는 '셜록 홈즈'가 떠오릅니다. 추리와 미스테리는 시대를 막론하고 전 세대로부터 사랑받는 콘텐츠 장르이며 국내는 물론 전세계 출판 시장에서도 변함없는 인기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시청형 미디어 시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능 프로그램 역시 대탈출, 추리여고반, 크라임씬, 범인은 바로 너 등 추리 예능들이 강력한 팬덤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일상에서도 마찬가지죠. 한번쯤은 마피아 게임을 해 본적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추리미스테리가 새로운 열풍을 타고 있습니다. 잘파세대 및 덕후들은 읽고, 시청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직접 영화나 예능의 주인공이 되어 연기까지 하며 역할극 게임으로 진화를 시키고 말았습니다. 한국에서는 '크라임씬' 테마로 명명되는 역할극 콘텐츠는 특정한 사건 속에서 각자 용의자의 역할을 맡아 해당 캐릭터를 연기하며 단서를 조사하고, 추리하여 범인을 찾아내는 장르의 게임입니다. 마피아 게임에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서사가 더해진 형태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크라임씬 테마 게임은 온라인을 통해 즐기는 방식은 물론 오프라인 공간에 모여 함께 즐기는 방식으로 구분됩니다. 온라인 크라임씬 테마 게임은 주로 리얼월드 모바일 앱을 사용하거나 일반 메신저 앱을 활용, 증거를 찾고 대화를 나눠가며 범인을 찾는 방식입니다. 참가자들은 한편의 예능이나 영화의 주인공이 되어 진심으로 연기하며 범인을 찾기 위해 추궁하거나 들키지 않기 위해 다양한 알리바이를 제시하며 쫓고 쫓기는 상황으로 푹 빠져듭니다.
과몰입 역할극 콘텐츠가 5조 규모의 시장이 되다
크라임씬 테마는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에서 엄청난 대세 놀이 방식이 되었습니다. 중국은 ‘쥐번샤’라는 이름으로 무려 5조원이 넘는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23년 기준 오프라인 매장의 수만 4만5천개가 넘었고 20-35세의 83.86%가 체험을 했으며, 45%는 일주일에 한번 이용한다고 할 정도로 일상의 놀이 문화로 파고 들었습니다. 일본은 '머더미스테리'라는 이름으로 1조원에 달하는 시장 규모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리얼월드는 리얼월드 클루'이라는 이름의 장르로 100여종의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는데요 '마술산장 살인사건' 게임의 경우 12만명이 넘는 인원이 플레이를 하였습니다.
이용자들이 다시 작가로, 크리에이터로 변신하고 있다
과거 책이나 방송은 독자로서, 시청자로서 읽고 시청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잘파세대를 중심으로 디지털과 게임에 익숙한 세대들은 이 콘텐츠들을 갖고 놀기 시작합니다. 선형적인 흐름의 글을 논리적인 구성으로 티키타카 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냅니다. 아가사 크리스티, 코난 도일 등 유명한 작가의 추리미스테리 소설들을 현대적으로 각색하고 역할극 대본으로 다시 만들어 커뮤니티를 통해 플레이하고 피드백을 나눕니다. 크라임씬 테마 작가들의 유명세를 가지면서 그들이 새로운 작품을 공개할 때면 화제가 되고 직접 모여들어 행사를 개최하기도 합니다. 온라인 크라임씬 테마 게임을 주도하고 있는 리얼월드의 경우 자체 저작도구를 이용, 창착자들이 만든 100여종의 게임이 운용되고 있습니다.
크라임씬 리턴즈 등 예능으로 더욱 뜨거워질 추리미스테리
2024년 2월, tvN은 '크라임씬 리턴즈', '아파트 404' 등 새로운 추리 예능을 TVING은 물론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할 예정을 연초부터 추리덕후들의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예능시청으로는 물론 게임 플레이로서의 크라임씬 테마는 다시금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공간, 변화무쌍한 경험을 창조하는 살아있는 캔버스가 되다
Space, Popup as L iving Canvas
서울 성수는 대한민국 팝업스토어의 성지가 되었습니다. 하루에만 최대 50개의 이색 팝업이 열리고, 90% 이상의 팝업이 성수에서 오픈합니다. 과거 폐공장, 피혁 가게, 자동차수리센터들이 즐비했던 공간이 어느샌가 이색 공간이 즐비하고 젊은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미스테리호텔 컨셉의 이색체험공간, 스크린 수영장, 암벽등반장 같은 액티비티공간은 물론 이용자의 95%가 외국인인 K-POP 댄스아카데미,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이국 식당 등 팝업을 제외하고도 셀 수 없는 독특한 공간들이 사람들을 계속해서 불러들입니다. 다시 돌아와서 2023년 성수동의 연간 방문자수는 약 1200만 명으로 추산합니다. 이는 2022년 대비 약 20% 증가한 수치이며 2024년은 마찬가지 비율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는데 살아있는 공간으로서 역동적인 캔버스로서의 공간의 혁신이 이어질 것이라 확신합니다.
공간은 게임, OTT와의 경쟁하고 있다
잘파세대 등 디지털 네이티브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시선을 사로잡고 재미를 배가하는 수많은 콘텐츠에 둘러쌓여 있습니다. 디지털을 통해 시공간을 넘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것들을 매일 소비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유튜브 등 매일 접하는 시청각 콘텐츠는 물론 압도적인 몰입감의 모바일 및 콘솔 게임들을 즐겨하고 있습니다. 이는 그들 스스로가 주인공으로서 여러 사람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수준높은 경험을 제공해야 관심을 가져올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때문에 오늘 뭐하지? 주말에 뭐하지? 하며 오프라인 공간에서의 경험을 고민할 때, 현실 세계는 게임과 OTT와의 경쟁 관계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공간이 콘텐츠를 규정하는 패러다임에서
콘텐츠가 공간을 규정하는 패러다임으로의 전환
디지털 세계에서 우리는 하루에도 다양한 콘텐츠를 시청하고 즐깁니다. 내가 있는 곳은 '집안 공간'의 같은 곳일지라도 지금 어떤 콘텐츠를 접하고 있느냐에 따라 그 공간은 변화무쌍한 곳이 됩니다. 극장도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공간이지만 공포영화를 보고 있을 때면 주변에 바스락 거리는 소리에도 숨죽이게 되지만 아드레날린이 뿜어나는 액션 영화를 볼 때면 지금 내 자리는 두근두근한 경험을 주는 곳이 됩니다. 집이 얼마나 작든, 실내 디자인이 어떠하든 전혀 상관없습니다. 콘텐츠가 공간을 규정하기 때문입니다. 같은 공간이라도 어떤 콘텐츠가 입혀지느냐에 따라 그 공간은 다른 곳으로 변모하게 됩니다.
하지만 공간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전시관이면 전시관, 박물관이면 박물관, '공간이 콘텐츠를 규정'합니다. 즉, 공간을 하드웨어로 규정하기 때문에 실내 디자인, 인테리어 공사에 비용을 집중합니다. 정작 그속에서의 경험을 설계할 수 있는 콘텐츠, 그리고 실제적인 경험 운영에 대해서는 부차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한번은 사람들을 불러모을 수 있어도 다시 가야할 이유를 만들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아는곳, 가본 곳이니까요. 앞서 말한대로 게임을 하고, 극장을 찾는 경우는 새롭고 흥미로운 콘텐츠가 계속해서 더해지기 때문입니다. 별도의 공간 조성이나 공사를 전혀 하지 않는데도 말입니다.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전시박물공간들은 사람들로부터 외면받는 공간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이는 기업들도 예외가 아닙니다. 이름만 들으면 다 아는 대기업이나 정부 주요 기관들도 마찬가지 접근을 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상당한 돈을 투입하여 공간을 만들었지만 텅빈채로 운영되는 곳이 다수입니다.
공간은 소프트웨어여야 한다.
콘텐츠가 공간을 규정하는 패러다임으로 전환 필요
때문에 '콘텐츠가 공간을 규정하는' 방식으로 경험을 설계해야 합니다. 같은 공간이지만 새로운 콘텐츠가 채워질 수 있도록 접근해야 합니다. 팝업스토어는 같은 공간을 사용함에도 새로운 이벤트로 변신을 거듭합니다. 이번달은 선양소주 팝업이 열리고 다음달은 오레오 팝업이 열립니다. 공간이 계속 변할 수 있다는 관점 때문에 콘텐츠를 메인으로 두고 공간은 가변형으로 손쉽게 바꿀 수 있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스마트 실감기술을 활용하면 아예 공간의 손상을 전혀 가하지 않는 혁신도 가능합니다. 평소에는 미스테리호텔이었다가 어느날은 갑자기 강원도의 멋진 관광지를 홍보하는 팝업으로 변신할 수도 있습니다. 하나의 공간에 다수의 콘텐츠를 중첩하여 다수의 사람들이 함께 공간을 점유하지만 개별적인 경험을 즐기도록 설계할 수도 있습니다. 공간을 소프트웨어로 바라본다면 게임을 플레이하고 영화를 즐기는 것 이상의 특별한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 '리얼 월드'로 향하다
Z세대의 쇼핑 트렌드 조사 결과 (자료 출처 : 프로피텍트(Profitect )
미국의 데이터 분석 업체 프로피텍트(Profitect)의 2018년 조사 결과에 의하면, 미국의 Z세대 응답자 76%가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 매장을 쇼핑 장소로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응답자의 42%는 온라인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쇼핑하는 것을 선호했으며, 추가로 34%는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쇼핑을 동일하게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그리고 영국의 리테일 조사 기관 리테일 위크(Retail Week)의 2018년 조사 결과 역시 유사하게 나타났습니다. Z세대 응답자의 62%는 오프라인 매장을 가장 선호하거나, 온라인 쇼핑과 동등한 쇼핑 장소로 꼽은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국내 트렌드 미디어 캐릿의 조사 결과, Z세대 응답자의 무려 97.2%가 팝업스토어에 방문해 본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얼마나 자주 방문하냐는 질문에는 외출 5회 당 1번이라는 응답이 43.1%로 가장 많았고요. 이제 Z세대는 외출할 때 하나의 놀 거리 중 하나로 팝업스토어를 선택한다고 합니다. 즉, 디지털 네이티브들은 디지털 세대이지만 거꾸로 리얼월드, 즉 오프라인 세계를 신 대륙으로 흥미를 느끼고 찾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이미 Z세대의 일상 속에 파고든 팝업스토어 (자료 출처 : 캐릿 )
즉, 바이럴세터를 잡으려면 리얼월드가 중요하다는 점, 그리고 그들의 눈높이에 맞는 경험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나에 의해서 완성되는 이야기, 인터랙티브 콘텐츠가 부상한다
L iving, Breathing, Shaping Stories by you
나의 선택에 따라 흐름이 바뀌는 이야기, 인터랙티브 콘텐츠
'그래! 결심했어!' 딜레마 상황에 놓인 주인공이 자신의 선택을 결정하며 외치는 말로 유명한 'TV인생극장'의 핵심 대사입니다. 1990년대 초 안방가를 뜨겁게 달구었던 이 방송은 한방향으로만 흘러가는 전통적인 서사의 글, 영상의 틀을 깨고 여러 선택지의 흐름을 함께 보여주는 방식으로 시청자가 이야기속 주인공으로 참여하게 만드는 몰입감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현실에서는 한 번 선택을 하면 그 선택을 다시 되돌릴 수 없죠. ‘어렸을 때, 공부를 열심히 했더라면…’이라고 후회할 뿐입니다. 그런데 만약 선택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주어지고 수 갈래의 결말을 경험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인터랙티브 콘텐츠는 시청자, 플레이어 등 참여자의 선택에 따라 이야기의 흐름이 달라지는 콘텐츠를 말합니다. 이미 우리는 어렸을 적 CYOA(Choose Your Own Adventure) 장르의 책을 접한 적이 있다. 책을 읽다보면 선택지가 나타나고 A를 선택하면 105페이지로, B를 선택하면 301페이지로 가도록 안내하는 내용이 나타나는데 나의 선택에 따라 다른 내용을 읽도록 만드는 구성으로 한번 읽기 시작하면 다른 결론까지 샅샅이 살펴보는 재미를 선사했죠. CYOA 장르는 현재까지 수백만 카피가 팔릴 정도로 꾸준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사용자를 주인공으로 만드는 인터랙티브 콘텐츠 인기
인터랙티브 콘텐츠는 이후 PC 및 콘솔게임을 비롯 OTT가 디지털 콘텐츠 산업의 핵심으로 자리잡으면서 이용자를 더 몰입시키고 붙잡아두기 위한 수단으로 채택되기 시작했습니다. 넷플릭스는 2018년부터 <넷플릭스 인터랙티브>라는 장르를 도입, 최초 <밴더스내치>라는 작품으로 1억명의 신규 가입자를 유치했다고 평가받을 정도로 화제를 모았습니다. 영화는 총 12개의 다른 엔딩으로 귀결되고 그 과정에서의 선택지 또한 다양합니다. 시청자는 여러 갈래로 뻗어지는 스토리와 결말을 모두 확인하고자 몇 번이고 재관람을 거듭하는 건 물론 인터넷 커뮤니티에 관련 정보를 공유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한 번 소비되고 끝이 아니라 계속해서 궁금증을 자아낸다는 점에서 많은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었는데요 밴더스내치의 성공 이후 넷플릭스는 ‘당신과 자연의 대결’, ‘헤드스페이스:마음을 챙길 시간’, ‘보스 베이비: 우리아기를 찾아라!’ 등 다양한 인터랙티브 무비를 지속적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인터랙티브 콘텐츠, 유튜브 웹드라마 열풍으로까지
넷플릭스에 정제된 인터랙티브 무비가 올라온다면, 여러 크리에이터들이 자신의 상상력을 내뿜는 곳도 있습니다. 바로 유튜브로 ‘선택 게임’, ‘유튜브 게임’, ‘선택형 드라마’ 등 다양한 이름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공포게임이라는 이름을 내건 ‘미친 삐에로가 쫓아온다! 꿈속을 탈출 하자!’를 시작으로 카스에서 제작한 광고 영상 ‘선택희비극, 아오르비’, 이제는 하나의 형식으로 자리 잡은 듯한 선택형 웹드라마까지 게임, 광고, 드라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터랙티브가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은 단연 게임 장르입니다. 인터랙티브가 녹아져 있는 형태의 게임을 ‘무비 게임’이라 칭하는데요 이 분야에서는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2~3,000여 장의 스크립트로 제작된 대작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은 1회 플레이하는 데에만 무려 12시간이 소요되고 선택 조합 1,000개 이상, 40개의 엔딩, 32개의 챕터를 가지고 있을 정도입니다. 2023년 1월 기준 800만 장을 판매했으며 스팀 기준 2500억원 이상의 추정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스무번은 넘게 봐야하는 연극 - 이머시브 공연
인터랙티브는 연극을 비롯 각종 문화예술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연극을 예로 들면 관객들은 무대를 마주하고 관객석에 앉은채 공연을 감상합니다. 그런데 객석이 없습니다 그리고 무대도 없습니다. 알 수 없는 공간에 여러분은 멍하니 주변을 살피고 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당신의 눈 앞에 의문의 여인이 드레스 자락을 펄럭이며 지나갑니다. 이후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따라 우르르 움직이는 장면을 목격합니다. 당신은 사람들을 따라가야 할까요? 제자리에 있어야 할까요? 선택은 자유, 따라가 봅니다. 도착한 곳에서는 댄스파티가 열리고 있습니다. 도대체 여기는 뭐고? 지금은 어떤 상황일까요?
관객이 스스로 매순간 어디로 가야할지 선택하고, 그 선택에 따라 매 순간을 직접적으로 체험하고 몰입하도록 만드는 형태의 공연을 ‘이머시브 연극’이라고 합니다. 이머시브(Immersive)는 ‘담그다, 몰두하다’라는 의미로, 이머시브 연극은 2000년대 초반 미국과 영국에서 등장하여 영국 극단 ‘펀치 드렁크’가 2003년에 초연을 올렸던 ‘슬립 노 모어’라는 작품이 유명세를 타면서 이머시브 연극이 본격화되기 시작합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는 신세계처럼 느껴지는 경험일텐데요 무대도 객석도 없는 이상한 연극에서 여러분은 가만히 앉아있어서는 안됩니다. 입장하는 순간부터 누구보다 빠르게 인물을 골라 쫓아다니며 연극을 봐야 하니까요. 배우들은 1층부터 6층에 걸쳐 있는 약 100여개의 방 어딘가에서 ‘살고’ 있고 여러분을 포함 관객은 가면을 쓴 채로 유령이 되어 그들의 삶을 염탐합니다. 느닷없이 나타난 남자가 당신이 쫓아다니던 인물을 죽이고 죽은 이를 발견한 세 명의 남성이 비탄에 젖어 애도하기도 합니다. 관객은 갑작스레 휘몰아치는 사건 속에서 의문투성이인 인물 그 자체가 되어 이야기의 바다에 빠져듭니다. 관객은 언제든 따라다닐 인물을 바꿔 쫓아다닐 수 있습니다. 살인범의 뒤를 밟는다면 그가 왜 살인을 저질렀는지 알 수도 있고, 애도 중인 세 명의 남성 중 한 명을 쫓는다면 그의 또 다른 삶을 관찰할 수도 있습니다. 수십 명이 넘는 배우 중 누구를 따라다니고 어떤 이야기를 볼 지는 모두 관객의 선택입니다.
한번에 수천명이 동시에 참여하는 대규모 공연까지
참여자의 선택에 따라 다른 장면을 보게 되고 다른 상황을 만들 수 있는 인터랙티브 연극, 이머시브 공연은 이제 한 회당 5천명의 사람들이 참여하는 규모로까지 성장했습니다. 백투더퓨처, 기묘한이야기, 갤럭시오브가디언등 인기 영화나 소설을 원작으로 영화의 주요 장면 속으로 걸어들어가 배우들과 상호작용하고 심지어 관객들 스스로가 NPC캐릭터가 되어 몰입하며 재미를 배가합니다. 한국에서도 영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위대한 캐츠비> 공연이 좋은 반응을 얻었고, 리얼월드 <몽타주시퀀스> 역시 전석 매진이 될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집에 앉아서 영상이나 게임으로만 접하던 스크린 속 인터랙티브를 이제 물리적인 공간으로까지 확장한 이머시브 콘텐츠는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으며 규모를 키워가고 있습니다. 관객은 단순히 연극을 관람하는 게 아니라 몇시간동안 아예 다른 세계로 뛰어드는 압도적인 경험을 열광합니다. 땀 흘리며 배우를 따라다니던 순간, 고개를 들면 거울에 비친 자신과 주변의 ‘유령’들이 시야에 놀라는 경험, 그저 관객과 배우라는 경계에서 인물과 유령으로 순식간에 교체되는 그 순간이 압도적인 몰입감의 핵심입니다.
비싼 제작비, 생성형AI를 접목한 혁신을 전망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인터랙티브 콘텐츠는 기존 콘텐츠 대비 높은 제작 비용과 이로 인한 기회 비용 이슈가 있습니다. 스토리가 커질수록 제작시간, 제작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는 반면 성공은 담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2024년 CES에서 NVIDIA가 선보인 생성형AI를 접목한 대화형 캐릭터 솔루션들이 나타나며 기술이 더해져 무제한의 상호작용이 가능한 콘텐츠로 진화를 예고하고 있는데요 현실 공간으로까지 확장된 새로운 형태의 인터랙티브를 주목해서 살펴보기를 권합니다.
가상현실 지고 대체현실 뜬다(대체현실)
I rresistible Augmented Reality is Rising
영화가 개봉하지도 않았는데 1만명의 사람들이 모여든 이유
2023년 8월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 때아닌 시각부터 많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들더니 금방 인산인해를 이룹니다. 영화를 보러 온 관객들처럼 보이지만 아닙니다. 유명 배우가 방문해서도 아니었습니다. 사실 이들은 아직 개봉도 하지 않은 영화를 경험(?)하기 위해 방문한 사람들입니다. 불과 일주일만에 1만명이나 모여들었습니다. 무슨 영화일까요? 바로 천만관객을 돌파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입니다. 대지진이 발생, 황궁아파트라는 낡은 아파트 한동을 제외한 모든 곳이 파괴된 세계를 배경으로 기존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과 이곳에 들어가려고 하는 사람들간의 갈등을 그린 재난 영화입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영화 개봉 한달전부터 이미 화제였는데요 바로 대체현실을 활용한 영화 홍보를 진행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대체현실? 가상현실은 많이 들어봤는데 대체현실은 무엇인가요?
대체현실 (ARG: alternate reality game) ’ 은 현실공간에서 펼쳐지는 또하나의 현실이라는 뜻으로, 쉽게 말하면 그냥 '현실세계에서 벌어지는 게임'을 통칭합니다. 영화 배트맨을 예로 들면, 엔딩 크레딧이 끝까지 올라가고 마지막에 GOOD BYE <?> 장면이 나타나는가 싶다가 순식간에 뒤죽박죽 무언가가 튀어나오고 끝나 버립니다. 쿠키 영상을 기대했던 사람들은 뭐야~ 하며 실망한채 일어나는데요, 일부의 사람들은 와! 하고 환호를 내지릅니다. 뭔가 숨겨놓은 것이 있었어! 하며 다시 영화를 관람하며 마지막에 나타났던 장면을 포착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과연! 어떤 홈페이지의 주소가 뒤섞여 있습니다. 즉시 브라우저에 주소를 입력하니 신기하게도 어떤 시스템의 내부로 로그인을 하게 되고 영화 세계 바깥의 더 큰 비밀을 암시하는 암호문 종이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냥 보면 무슨 코드인지 알기 어렵지만 배트맨 영화를 자세히 다시 살펴보면 곳곳에 이를 유추할 수 있는 단서가 숨겨져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오호라! 뜻밖의 발견에 감동한 사람들은 이를 즉시 각종 SNS에 공유하며 스스로 바이럴을 일으킵니다. 영화를 다시 볼 이유를 주었으니 관객들은 기쁜 마음으로 재차 관람을 하게 됩니다. 똑같은 영화임에도 사람들은 단서를 발견하기 위해 다른 시각의 영화를 경험하게 된답니다. 그리고 다시 영화에서 꼭 봐야 하는 부분들을 열성적으로 설파하며 스스로 영화 홍보대사가 됩니다. 보통 세계관을 가진 영화들은 엔딩 크레딧이 끝나고 '떡밥'을 담은 짧은 쿠키 영상을 보여주며 다음화를 기대하게 만들곤 하는데요, 이렇게 배트맨은 쿠키 영상 대신 영화를 통해 드러나지 않은 또 하나의 세계를 숨겨놓고선 관객들이 단서들을 찾아내도록 하여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도록 함으로써 영화에 한발 더 깊이 연관되도록 만들고 관객들에 의한 자발적이고 강력한 홍보를 유도합니다. 때문에 배트맨은 시리즈를 통틀어 대체현실 방식의 홍보 방식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대체현실, 사람들을 불러모으고 화제를 만드는 바이럴 솔루션
콘크리트유토피아 대체현실게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영화가 개봉되기도 한참 전에 이미 '지상 유일 최고의 낙원 황궁아파트'를 소개하는 홈페이지가 존재합니다. 홈페이지는 영화의 설정과 세계관을 그대로 포함하여 실재하는 상황처럼 내용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입주신청' 링크가 눈에 띕니다. 신기하게도 배급사가 공식 홈페이를 공개하기도 전에 사람들은 홈페이지의 존재를 찾아냈고 트위터로 바이럴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재난 상황에서 입주 신청이 났다구? ‘황궁아파트는 아파트에 진정으로 필요한 주민들만 받는다.’는 명목 하에 진행되는 공실 대상 입주신청이 진행되었는데, 참여하기 위해서는 사이트 속에 숨겨진 암호를 찾아 입력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주민자치회를 가입하면 영화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가 있게 되는데요 그들이 주는 힌트를 활용하면 새로운 단서를 알려주는 사진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참여자들은 총 여섯 개의 장소를 탐색하며 암호를 획득함으로써 비로소 입주 신청을 진행하게 되는데요, 신청을 완료한 사람들에게는 실제로 휴대전화로 현장 방문 이벤트에 대한 문자 안내가 전달됩니다. 온라인을 통해 영화 세계관의 세부 내용과 갈등 관계를 입체적으로 경험한 사람들은 오프라인 공간에서의 이벤트를 더욱 기대하게 되고 바이럴을 일으키며 스스로 홍보대사로 참여하게 됩니다. 대체현실을 접목한 여러 시도들은 게임, 추리미스테리에 열광하는 젊은 세대를 사로잡기에 효과적인 수단으로서 다양한 캠페인에 본격적으로 차용되고 있습니다.
대체현실게임의 기획자는 실존하는 듯한 세계관을 구축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 등의 다양한 곳에 이를 적절한 방식으로 이스터에그를 숨겨놓고 수수께끼로 풀어내도록 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참여자는 혼자서 모든 미스터리를 해결하는 것은 힘든 일이기에 다른 사람과 의견을 공유하고 함께 풀어나가는 것이 필연적입니다. 우선 소수의 적극 참여자들이 선제적으로 이 미스테리를 풀고 싶다는 마음으로 계산이나 코딩 등 고도의 분석을 수행하며 다른 사람들을 끌어들이며 결국 수수께끼를 풀어냅니다. 제작자는 이 과정에서 수수께끼와 이스터에그를 지속적으로 주입하며 또다른 단계를 제시하는데요, 이 과정을 지켜보는 다수의 관전자가 발생하며 때로는 끝나지 않는 미스테리로 계속 이어지게 만들어 지속적인 흥행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Welcome Home, Cicada 3301 등 다양한 콘텐츠들이 10년이 넘도록 화제를 모으며 지속되고 있습니다. 고도의 지능을 가진 사람을 찾는다는 설정의 Cicada3301은 20년이 넘도록 지속되며 넷플릭스 영화로 제작되기까지 했습니다. 앞서 소개해 드린 추리 미스테리 열풍과 마찬가지로 대체현실은 우리가 살아가는 실제 세계를 엮어냄으로써 보다 역동적이고 흥미진진한 경험을 선사하는 여가 수단으로 영화, 게임을 비롯 다양한 캠페인과 마케팅에 접목되고 있으며 2024년에도 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재미있으면 게임, 재미없으면 메타버스
텅빈 가상현실, 텅빈 메타버스를 내려놓을 때
반면 코로나를 기점으로 많은 전문가들, 매체들, 기업들은 메타버스가 혁명이 될 것이라며 몇년 동안이나 메가트렌드로 부상시켰습니다. 기술트렌드, 소비자트렌드 등 트렌드라는 트렌드에는 메타버스가 빠지면 트렌드가 아닐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처참했습니다. 그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아바타를 꾸미고 이동, 점프, 채팅밖에 없었고 함께 소통하고 바이럴을 담아낼 수 있는 토대도 없는 텅빈 놀이터습니다. 정작 사람들은 '재미있으면 게임, 재미없으면 메타버스'라고 조롱했지만 이런 상황을 알지 못한채 제시되는 트렌드를 좇다보니 많은 기업들과 기관들, 심지어 정부까지도 막대한 비용을 들여 투자를 했으나 결과는 참담한 실패로 귀결될 뿐입니다.
도시 전체가 거대한 놀이터로 변신하다
O rdinary places becomes an extraordinary playground
우리가 매일 타고 다니는 교통 수단이 놀이터가 된다면 어떨까요? 사람들이 찾지 않는 버려진 공간들이 신나는 축제의 현장이 될 수 있을까요? 도시, 국가, 나아가 전세계를 배경으로 하는 보물찾기가 열린다면 어떨까요?
어렸을적 보물찾기 놀이가 세계축제로 진화하다
어렸을 때 학교나 교회 등에서 보물찾기 놀이를 한번쯤은 해 보았을텐데요 그저 숨겨진 쪽지를 누가누가 먼저 찾나! 하는 경쟁 게임에 불과했지만 숨이 넘어가도록 달렸던 기억이 선명합니다. 그런데 이 보물찾기가 세계 곳곳의 축제 문화를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조직위라고 할 것도 없고, 총괄대행사도 없습니다. 그저 동네 사람들끼리, 커뮤니티 단위에서, 트위터나 SNS를 통해서 마련되기도 하고 심지어 혼자서 보물을 숨겨놓고 같이 할 사람? 하고 제안하면 그만입니다.
하지만 하루 동안에만 무려 100개의 보물찾기 이벤트가 펼쳐지고 한해에만 3만 5천개가 넘는 이벤트가 펼쳐질 정도로 새로운 축제놀이 문화로 성장했습니다. 특히 찾으면 사라지는 통상의 아날로그 방식 대신 스마트 실감기술을 접목하여 디지털형, 하이브리드형으로 지속가능하게 즐길 수 있도록 진화를 했답니다. 미국 및 서양권에서는 지오캐싱을 활용한 축제들이 인기입니다. 지오캐싱에 등록된 보물은 무려 5백만 개가 넘습니다. 세계곳곳에 보물들이 숨겨져 있고 현재 2천만 명이 즐기는 명실공히 세계적인 보물찾기 놀이입니다. 지오캐싱은 누구나 보물을 숨길 수 있고 찾을 수 있는 커뮤니티형 게임으로 보물을 숨기는 사람은 보물상자 등 실물 형태의 보물을 '기록지(log)' 종이와 함께 넣어두고 지오캐싱 앱에 위치를 표시해 둡니다. 그러면 헌터들은 앱을 통해 대략의 위치를 파악하여 탐색을 통해 찾아내서 상자 안의 기록지에 찾았다는 표시를 하고 이를 촬영해 앱에 등록을 하는 방식입니다. 어떤 의미에선 단순해 보이는 이 놀이가 세계적인 여가의 수단이 되었죠. 심지어 지오캐싱 캘린더가 만들어져서 세계 곳곳에서 열리는 다양한 보물찾기 축제를 한눈에 확인할 수도 있는데요, 아예 지오캐싱 유튜버가 있을 정도로 새로운 문화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는 2023년 스퀴퀴 서비스를 활용, 싱가폴 전역을 활용한 보물찾기로 인산인해를 이루었습니다. 총 5만 달러 상당의 금화와 500달러 상당의 은화 100개를 포함하여 총 101개의 '마우스', 일명 동전을 싱가포르 곳곳에 숨겨 놓고 이를 찾는 캠페인이었는데요, 보물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는 사람들로 북적였고, 틱톡 SNS 포스팅만 180만 개가 넘을 정도로 인기를 증명했습니다.
일상의 여가로 융합되는 보물찾기 축제
지속방문효과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 직접적인 기여 평가
한국도 예외가 될 수 없죠. 경기도는 리얼트레저 솔루션을 활용, 세계최대규모의 보물찾기대회를 개최하였습니다. 경기도청이 신청사로 이전 후 사람들이 찾지 않게된 옛청사 공간을 배경으로 진행된 축제는 만일을 대비 사전신청을 받았는데 며칠만에 5천명을 돌파하여 접수를 마감시킬 정도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보물찾기는 놀랍게도 기네스북 기록이 있는데요 기존 캐나다 오타와에서 열린 2734명 기록을 넘어선 3040명이 참가해서 기네스북 등재를 진행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실감기술을 활용하였기 때문에 축제 후에도 지속 참가할 수 있다는 특징으로, 사람들은 축제 후에도 이 지역을 지속 방문하며 두달동안만 10만개가 넘는 보물이 획득되었답니다. 실감기술을 활용, 1회성으로 돈 쓰고 끝나는 축제가 아니라 사람들이 지속방문하는 공간으로 지역 상권도 크게 만족할 수 있는 시너지를 일으키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지하철을 타고 누비는 거대한 방탈출 게임 인기
도쿄는 매년 12월이면 지하철을 타고 도쿄 전역을 누비며 도시 규모의 방탈출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이 게임은 도쿄 메트로의 지하철 역에 숨겨진 미스터리를 풀어나가는 어드벤처 게임으로 현재까지 무려 1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찾은 것으로 조사됩니다. 사람들은 가방형 게임 키트를 활용, 29개 지하철 역사는 물론 주요 명소, 축제의 현장, 동네 구석구석을 누비는 재미에 흠뻑 빠져 있습니다. 일본인은 물론 한국의 방탈출러들을 비롯 외국인들이 한데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합니다. 심지어 문제를 푸느라 지하철 통로에서 사람들이 엎드려 있지만 개의치 않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닫힌 실내 공간에서의 경험을 아예 도시 전체로 열어버린 이 방식은 2016년부터 시작해서 일본을 대표하는 새로운 체험형 관광 프로그램이 되었습니다.
서울은 <메트로어드벤처: 앨리스와 신비한 서점>라는 이름의 도시형 모험 게임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일본이 게임키트를 활용한 '탈출'이라는 컨셉을 차용하고 있다면 한국은 리얼월드 솔루션을 활용,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동화책에서 탈출한 캐릭터들을 잡으러 가는 내용입니다. 증강현실, GPS레이더, 챗봇 등 실감기술을 적극 활용하여 몰입감 넘치는 도시 모험을 선사하였습니다.
실패해야 산다! 이상한 축제들의 특이점이 오다
N avigating the rise of non-mainstream festivals
특이점이 온 지역 축제:
돈 쓰는 축제에서 돈 버는 축제로의 전환
대한민국은 1년에만 약 1천개의 축제가 열립니다. 이 숫자는 비교적 도시 규모의 축제의 수일뿐 크고 작은 행사까지 포함하면 행안부 기준 1만 5천개가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상당수 축제가 차별점을 찾기가 어려우리만큼 비슷비슷해진 현실입니다. 유명 가수를 초청해 무료 공연을 펼치고 전통체험, 먹거리 장터, 그리고 기업 홍보부스를 운영하는 방식이 주를 이루다보니 매력적인 콘텐츠 개발이 부재하고 지역의 다양한 기업과 이해관계자들의 참여를 끌어내기가 어렵습니다. 때문에 대부분의 지역 축제는 주민들조차 저조한 참여를 보이고 있고 젊은 세대들의 외면을 받는 것이 현실입니다. 무엇보다 쓰는 돈 대비 벌어들이는 수익은 미미한 수준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활기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한국판 SXSW 크리에이티브x성수
프로그램당 2만원을 내야 하는데도 사람들이 몰려든다
2013년 9월 성수에서는 크리에이티브x성수라는 이상한 축제가 개최됩니다. 일단 이 축제를 무엇이라고 규정할 수가 없습니다. 한켠에서는 혁신적이고 담대한 아젠다를 담아내는 수준높은 컨퍼런스가 진행되고 있고, 연무장길의 복잡한 도로 위에서는 거대한 패션쇼의 런웨이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옆 길에서도 스트리트 뮤직이 사람들과 난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조금 떨어진 서울숲에는 재즈숲 페스티발이 열리는가 하면 일대에는 크고 작은 예술 전시와 공연, 그리고 아트 토크가 펼쳐지기도 합니다. 또 성수 전체를 누비며 즐기는 미션 게임들로 큰 돌바위 사이로 모래알들이 채워지듯 사람들을 구석구석으로 스며들어가고 있습니다. 이거 무슨 축제에요? 사람들이 물어보지만 제대로 설명을 못합니다. 음... 복합적인 거에요. 아트, CT페어, 컨퍼런스, 플레이, 뮤직, 패션. 다양한 것들이 뒤섞여 있습니다. 그런데 이 축제는 프로그램당 2만원씩을 내야 참가할 수 있습니다. 축제하면 무료인데? 오히려 유료인데도 사람들로 넘쳐납니다.
1500명의 지역 기업과 주민들이 참여해서 만든 축제
크리에이티브X성수는 미국 오스틴의 사우스바이사우스 웨스트 (South by Southwest, SXSW)’를 연상시킵니다. SXSW는 1987년도에시작되어 기술, 영화, 음악, 교육, 문화가 융합한 복합 콘퍼런스와 페스티벌로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유료' 이벤트로 자리잡았는데요 SXSW의 특징은 민간의 주체들이 한데 모여 다양한 분야의 실험을 제시하고 공감하는 사람들이 참여하면서 성장했다는 점입니다. 과감하고 놀라운 시도를 중심으로 다양한 실험들이 환영받고 주목받을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을 만들어 혁신적인 콘텐츠나 기업들이 부상하는 장이 되었습니다.
크리에이티브x성수 역시 지역에 거주하며 분야를 대표하는 민간 기업들과 주민들이 한데 모여 모여, 자신들이 잘 하는 것을 프로그램으로 엮어본 것입니다. 여기에 성동구, 성수문화재단이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상호 자원 및 전문성을 공유하였는데요 한마디로 중앙통제가 없는 방식으로 각자가 전문화된 역할을 독립적으로 수행하면서 상호강화활동을 지원했습니다. 강제하는 사람이 없다보니 '안되면 말고'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연결된 느슨한 관계는 오히려 자원봉사자를 포함 1500명이 넘는 인원이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놀라울 정도로 일사분란하고 차원이 다른 프로그램을 구현해내는데 성공했습니다.
지속가능한 축제로의 전환
민간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전문성을 연결해 동네축제를 만들어냈고 심지어 유료행사를 만들었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왔고 해외에서도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하는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이는 성장하는 지속가능함을 이끌어낼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2024년은 더욱 큰 규모로 다양한 주체와 참여자들의 축제가 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식상한 경험, 한번 오면 그만인 내용이 아니라 매회 달라지고 더욱 놀라워지는 축제로서의 성장이 축제의 새로운 혁신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왜 경험트렌드인가?
이제 소비라는 결과에서가 아니라 소통의 과정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이제 정보와 바이럴의 생산 주체가 바뀌었습니다. 사람들의 질문이 바뀌었습니다. '오늘 뭐하지? 함께 뭐하지? 주말, 휴일에 뭐하지?' 오늘날 사람들이 가장 많이 나누는 질문은 바로 '뭐하지?'에 관한 경험입니다. 공유하고 싶은 경험, 나눌 가치가 있는 일상, 주목받고 피드백을 일으킬 수 있는 이벤트들이 그 중심에 있습니다. 경험에 관한 소통의 결과가 트렌드로 나타나고 있다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바이럴을 일으키는 핵심 주체들이 곧 트렌드를 형성하는 중심으로 이들이 누구인지, 어떤 행태를 갖고 있으며 이들이 모여들고 있는 새로운 흐름의 변화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024년 한해 더욱 다채롭고 흥미로운 경험들이 선택받으며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할텐데요 소개한 일곱가지 항목이자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하는 혁신들이 가장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여러분의 일상과 일에 있어 유용한 인사이트가 되기를 바랍니다. 저희는 앞으로도 고객 접점에서의 변화를 관찰하고 최전선에서 여러분과 변화의 지점들을 소통해 가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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