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크굿 AX 레터 3호 · 세 번째 열쇠, '업무 고르기'
안녕하세요! 유니크굿컴퍼니입니다 🙌
지난 2호에서 "조직도에 AI를 올린 회사가 벌써 4곳 중 1곳"이라는 얘기를 드렸죠. 그날 답장 중에 제일 뾰족했던 게 이거였습니다.
"조직 얘기는 알겠어요. 근데 저희는 그래서 뭘 먼저 넘기면 되나요? 딱 거기서 막혀요."
1호부터 두 번 예고했던 질문입니다. 오늘 풉니다. 다만 오늘은 남의 얘기만 옮기지 않으려고요. 저희가 첫 워크플로우를 세 번 잘못 고른 이야기를 같이 씁니다. 겸손 떨려는 게 아니라, 이 주제는 성공담보다 실패담이 훨씬 쓸모 있거든요. 🔑
해외 리서치는 "무슨 업무냐"보다 "어떻게 고르냐"를 말합니다
맥킨지가 올해 내놓은 「에이전트 조직을 만드는 여섯 가지 전환」에서 1번이 워크플로우입니다. 문장이 꽤 직설적이에요.
대부분의 조직은 AI를 부가물처럼 다뤄왔다. 낡은 프로세스 위에 코파일럿과 챗봇을 얹는 식으로. 일은 도메인 단위로 'AI 우선'으로 다시 상상돼야 한다. 원하는 결과에서 출발하고, 사람은 판단·공감·창의로 고유한 가치를 더하는 지점에 의도적으로 넣는다.
핵심은 순서입니다. 업무를 먼저 정하고 AI를 붙이는 게 아니라, 원하는 결과를 먼저 적고 거꾸로 내려온다는 거죠.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도 같은 말을 다르게 합니다. 기술에서 출발하지(tech-forward) 말고 일에서 거꾸로 오라(work-backward)고요.
말은 쉬운데, 실무에서 이게 왜 어려운지 저희가 몸으로 배웠습니다. 잠시 뒤에요.
숫자 다섯 개만 보고 가시죠 —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같이
하나. 다들 같은 데서 시작합니다 — 56%.
퓨처럼 그룹이 2026년 상반기에 의사결정자 820명에게 물었더니, 생성형 AI를 가장 많이 붙인 자리가 고객 지원·고객 경험(56%)이었습니다. 고객 응대 조직의 에이전트 도입률은 1년 새 1.7배로 뛰었다는 업계 집계도 함께 나옵니다.
둘. 일을 다시 그린 쪽은 확실히 다릅니다 — 59%.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가 소개한 글로벌 금융사 사례입니다. 고객 주문 처리를 AI로 조금씩 돕는 대신 프로세스 자체를 해체해 다시 짰더니 업무량이 59% 줄었습니다. 태스크를 자동화한 게 아니라 일의 모양을 바꾼 결과예요.
셋. 그러려면 역할도 같이 바뀝니다 — 75%.
맥킨지는 현재 직무의 약 4분의 3이 형태를 다시 잡아야 한다고 봅니다. 워크플로우를 건드리면 역할이 따라 움직인다는 뜻이라, "업무만 조용히 하나 넘기자"가 잘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넷. 그리고 대부분은 아직 성과가 없습니다 — 95%.
MIT 미디어랩 NANDA 연구진이 2025년에 낸 「GenAI Divide」 보고서입니다. 임원 인터뷰 52건, 리더 153명 설문, 공개된 도입 사례 300건을 훑었더니 파일럿의 95%가 손익계산서에 잡히는 변화를 못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 연구는 스스로 예비 조사라고 밝히고 있고 측정 기간이 짧다는 비판도 받았어요. 그래도 방향은 새겨둘 만합니다. 같은 보고서가 짚은 실패 원인이 "눈에 잘 띄는 업무부터 골랐다"거든요.
다섯. 접히는 프로젝트도 계속 나옵니다 — 40%.
2호에서 보셨던 가트너 전망이죠. 2027년 말까지 에이전트 AI 프로젝트의 40%가 취소될 거라는 숫자입니다. 오늘 주제와 붙여 읽으면 의미가 조금 달라져요. 업무를 잘못 고르면 그 40% 안에 들어갑니다.
볼트온이냐 재설계냐 — 첫 갈림길은 여기입니다
MIT 슬론과 BCG가 리더들에게 권하는 첫 결정이 이겁니다. 이 업무는 지금 위에 얹을 것인가, 아예 다시 그릴 것인가.
둘 중 뭐가 옳다는 얘기가 아니에요. 섞어 쓰라는 얘깁니다. 볼트온은 2주 만에 성과가 보이지만 천장이 낮고, 재설계는 두세 달이 걸리는 대신 천장이 없습니다. 회의록 정리처럼 앞뒤가 안 엮인 일은 얹으면 되고, 견적서가 오가는 과정처럼 부서 세 개를 지나는 일은 다시 그려야 합니다.
제일 나쁜 건 재설계해야 할 일을 볼트온으로 시작하는 겁니다. 처음 두 달은 잘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거든요. 저희가 정확히 그걸 했습니다.
저희가 세 번 잘못 골랐습니다
첫 번째 실수 — 채널 세 개를 한 번에 잡았습니다.
처음 기획은 "블로그 + 뉴스레터 + 인스타그램 카드뉴스를 매일 자동으로"였습니다. 그럴듯하죠. 그런데 채널마다 합격 기준이 다르고 검수하는 사람도 달라서, 하나가 막히면 전부 멈췄습니다. 결국 기획을 접고 폴더만 남았어요. 지금도 저장소에 ax-daily/라는 이름으로 남아 있습니다. 안 지우고 두는 중입니다. 넓게 잡으면 이렇게 된다는 표식이라서요.
두 번째 실수 — "잘 써줘"라고만 적고 시작했습니다.
범위를 뉴스레터 하나로 줄이고 다시 돌렸더니, 이번엔 결과물이 밋밋했습니다. 원인을 파봤더니 모델 문제가 아니었어요. 좋은 뉴스레터가 뭔지를 아무도 안 적어놨던 겁니다. 지시문에는 "소제목 3~5개 정도"라는 권고만 있었고 최소 분량도, 수치 인용 규칙도, 체크리스트도, 서명도 요구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만들어진 결과를 검사 없이 그대로 저장했으니 품질이 흔들려도 잡아낼 자리가 없었고요.
고친 방식은 단순합니다. 지시문을 권고에서 계약으로 바꿨습니다. "풍부하게"가 아니라 "본문 1,600자 이상, 인용문 2개 이상, 출처는 기관·표본·시점을 함께". 그리고 만든 결과를 그 조건으로 채점해서 미달이면 다시 쓰게 했습니다.
세 번째 실수 — 사람이 멈춰 서는 자리를 안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고쳐서 2호를 발행했는데, 발행하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이미지가 한 장도 없더라고요. 글은 계약대로 나왔는데 계약에 그림이 없었던 거죠. 사람이 보고 지적한 뒤에야 도표 7장을 붙였습니다.
세 번 헤매고 남은 교훈은 한 줄입니다. 자동화의 반대말은 수동이 아니라, 아무도 안 보는 겁니다.
200명짜리 회사 기준으로 옮기면, 관문은 네 개입니다
해외 자료는 대개 수천 명 조직이 기준이라 그대로 쓰기가 어렵습니다. 저희가 쓰는 순서는 이렇습니다. 네 개를 다 통과해야 첫 업무입니다. 하나라도 걸리면 두 번째 후보로 넘기세요.
- 주에 세 번 이상 도나요? 한 달에 한 번 하는 일은 아무리 귀찮아도 첫 타자가 아닙니다. 고치고 다듬을 기회가 안 오거든요.
- 합격 기준을 지금 글로 쓸 수 있나요? "이러면 통과, 이러면 반려"를 다섯 줄 안에 못 적으면 그 업무는 아직 준비가 안 된 겁니다. 이게 저희 두 번째 실수였어요.
- 틀렸을 때 되돌릴 수 있나요? 고객에게 바로 나가는 일, 돈이 움직이는 일은 나중입니다. 초안까지만 만들고 발송은 사람이 하는 구조로 시작하세요.
- 이름 적힌 주인이 있나요? 잘못 돌았을 때 "내 일이다"라고 말할 사람. 2호에서 말씀드린 그 이름입니다.
네 개를 통과하는 업무가 회사마다 다릅니다. 어떤 곳은 견적서 초안이고, 어떤 곳은 CS 1차 분류고, 저희는 뉴스레터였어요. 남들이 고른 걸 따라가는 것보다 이 네 문을 통과시켜 보는 게 빠릅니다.
30초 자가진단 — 지금 후보로 올려둔 그 업무, 통과할까요
- 이 업무는 주에 세 번 이상 돈다
- 합격과 반려 기준을 다섯 줄 안에 적을 수 있다
- 결과가 틀려도 사람이 손대기 전까지는 밖으로 안 나간다
- 잘못 돌았을 때 이름 적힌 담당자가 있다
- 자동으로 돌아도 사람이 한 번은 눈으로 보는 자리가 있다
네 개 이상이면 다음 주에 시작하셔도 됩니다. 두세 개면 걸린 항목만 채우고 시작하세요. 한 개 이하면 그 업무는 첫 번째가 아닙니다. 미루라는 게 아니라 순서를 바꾸라는 뜻이에요.
이번 주에 해볼 만한 것 세 가지
하나. 후보를 세 개만 적어보기.
많이 적을수록 안 고르게 됩니다. 세 개만 적고 위 다섯 문항을 각각 채점해 보세요. 15분이면 끝납니다.
둘. 합격 기준을 다섯 줄로 써보기.
1순위 후보 하나만 골라서요. 여기서 손이 멈추면 그게 답입니다. 그 업무는 아직 아니에요. 반대로 술술 써지면 이미 절반은 된 겁니다.
셋. "사람이 보는 자리"를 한 곳만 정해두기.
모든 단계를 검수할 필요는 없습니다. 나가기 직전 한 곳이면 충분해요. 저희가 이미지 없는 뉴스레터를 발행하고 배운 게 그거였습니다.
마치며
2호의 질문은 "그 층에 올라간 게 사람인가요, 조직인가요"였습니다. 3호의 질문은 훨씬 실무적이에요.
지금 후보로 올려둔 그 업무, 합격 기준을 다섯 줄로 쓸 수 있나요?
못 쓰면 아직 아닙니다. 그리고 못 쓴다는 걸 지금 아는 게, 두 달 뒤에 아는 것보다 훨씬 쌉니다. 저희는 두 달 뒤에 알았거든요 😅
다음 호에서는 "에이전트에게도 상사가 필요합니다 — 에이전트 매니저"를 다룹니다. 오늘 고른 그 업무를 누가 데리고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얘기예요. 코딩 잘하는 사람보다 운영·PM·HR 하던 분을 뽑는다는 해외 채용 기준이 꽤 재밌습니다.
"저희는 이 업무를 후보로 놓고 있는데요" 하실 게 있으면 언제든 답장 주세요. 진짜로 다 읽고 있습니다 😊
오늘 레터의 바탕이 된 해외 원문 3편
- McKinsey · Six shifts to build the agentic organization of the future (https://www.mckinsey.com/capabilities/people-and-organizational-performance/our-insights/the-organization-blog/six-shifts-to-build-the-agentic-organization-of-the-future) — 여섯 전환 중 1번이 워크플로우 재설계입니다. 오늘 글의 뼈대예요.
- MIT Sloan Management Review · Want AI-Driven Productivity? Redesign Work (https://sloanreview.mit.edu/article/want-ai-driven-productivity-redesign-work/) — 태스크 자동화와 일의 재설계가 어떻게 다른지, 59% 사례가 여기 있습니다.
- MIT Sloan Management Review · Agentic AI at Scale: Redefining Management for a Superhuman Workforce (https://sloanreview.mit.edu/article/agentic-ai-at-scale-redefining-management-for-a-superhuman-workforce/) — 볼트온과 재설계를 언제 갈라 쓰는지 다룹니다.
유니크굿컴퍼니는 기업의 AI 고도화 단계를 진단하고, 워크플로우와 에이전트 조직으로 올라서는 과정을 함께합니다. → 유니크굿과 AX 전환 시작하기 (https://business.realworld.to/edu)
출처 — McKinsey, Six shifts to build the agentic organization of the future (2026) / MIT Sloan Management Review, Want AI-Driven Productivity? Redesign Work / MIT Sloan Management Review, Agentic AI at Scale: Redefining Management for a Superhuman Workforce / Futurum Group, 1H 2026 AI Platforms Decision Maker Survey (의사결정자 820명, 2026 상반기) / MIT Media Lab NANDA, The GenAI Divide: State of AI in Business 2025 (임원 인터뷰 52건·리더 153명 설문·도입 사례 300건, 2025.8, 예비 연구) / Gartner 보도자료, Over 40% of Agentic AI Projects Will Be Canceled by End of 2027 (2025.6.25) / BCG × MIT Sloan Management Review, The Emerging Agentic Enterprise (임원 2,102명, 202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