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크굿 AX 레터 4호 · 새로 생긴 자리, '에이전트 매니저'
안녕하세요! 유니크굿컴퍼니입니다 🙌
지난 3호에서 "첫 워크플로우 고르다가 저희도 세 번 되돌아왔다"는 얘기를 드렸는데요. 답장 중에 이런 문장이 있었습니다.
"골랐어요. 근데 그다음이 더 막막해요. 이거 누가 데리고 있어야 하죠?"
정확한 질문입니다. 업무를 정하고 나면 바로 이 벽이 나오거든요. 사람이면 팀장 밑에 넣으면 끝인데, 에이전트는 넣을 자리가 없습니다. IT팀이 맡자니 업무를 모르고, 현업이 맡자니 시스템을 모르고요.
그래서 해외에서는 아예 새 자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 얘기예요. 🔑
이 직무, 이름이 생겼습니다
2026년 2월 12일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To Thrive in the AI Era, Companies Need Agent Managers (https://hbr.org/2026/02/to-thrive-in-the-ai-era-companies-need-agent-managers)가 실렸습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수라지 스리니바산 교수와 세일즈포스의 비비안 웨이가 같이 썼어요. 여기서 '에이전트 매니저(Agent Manager)'라는 직무를 정면으로 정의합니다.
정의는 이렇습니다. AI 에이전트가 어떻게 배우고, 어떻게 협업하고, 어떻게 성과를 내고, 사람 옆에서 어떻게 안전하게 일할지를 조율하는 사람.
재밌는 건 이게 이론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 글에는 세일즈포스에서 실제로 이 일을 하고 있는 잭 스타우버라는 사람이 나오는데요. 자기 일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데이터, 데이터, 데이터요. 저는 하루를 대시보드와 스코어카드, 에이전트 관측 화면에서 시작해서 거기서 끝냅니다."
팀장이 팀원 면담하고 성과 리뷰하는 것과 구조가 똑같죠. 대상이 사람에서 에이전트로 바뀌었을 뿐입니다.
이게 얼마나 빨리 왔는지 보여주는 숫자도 있어요. 맥킨지는 2026년 초 기준으로 사람 4만 명 옆에 에이전트 2만 5천 개를 두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컨설팅 회사 하나가 도시 하나만큼의 비인간 인력을 굴리고 있는 셈이에요. 그걸 아무도 관리 안 하고 있을 리가 없습니다.
숫자 두 개가 서로 반대를 가리킵니다
첫 번째 숫자. 에이전트를 많이 쓸수록, 사람 책임이 줄어드는 게 아니라 늘어납니다.
BCG와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가 임원 2,102명에게 물은 조사의 부록에 이 대목이 있습니다. "AI를 쓰면 의사결정에 대한 사람의 책임이 커진다"에 동의한 비율이, 에이전트를 쓸 계획이 없는 조직에선 28%인데 이미 폭넓게 쓰는 조직에선 39%였어요.
방향이 좀 의외죠. 보통은 "AI가 결정하니까 사람은 빠지겠지"라고 생각하는데, 실제로 써 본 조직일수록 반대로 답합니다. 같은 조사에서 "3년 안에 의사결정 권한 구조가 바뀔 것"은 37%에서 58%로, "운영 모델과 역할 정의가 바뀔 것"은 42%에서 66%로 올라갑니다.
한 줄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에이전트를 많이 쓸수록 관리할 게 줄어드는 게 아니라, 관리할 종류가 바뀝니다.
두 번째 숫자. 그런데 현실에서는 주인이 없습니다.
같은 조사에서 에이전트의 4분의 3 이상에 담당자가 정해져 있다고 답한 조직은 15%였습니다. 절반쯤만 정해져 있다는 곳이 34%였고요.
그 결과가 뒤따라옵니다. 53%가 "에이전트가 원래 주기로 한 권한을 넘어선 적이 있다"고 했고, 54%는 "아무도 승인한 적 없는 에이전트를 1~100개 발견했다"고 답했습니다. 47%는 지난 1년 안에 에이전트 관련 보안 사고를 겪었어요.
이걸 보안 문제로만 읽으면 절반만 읽은 겁니다. 이건 관리자가 비어 있는 문제거든요. 포브스 테크 카운슬에 2026년 8월 3일 올라온 글의 한 줄이 이 상황을 제일 잘 요약합니다.
"직무기술서 없는 AI 에이전트는 자율이 아닙니다. 관리되지 않는 권한입니다."
에이전트 매니저는 뭘 하나요 — 다섯 가지
포브스 테크 카운슬이 2026년 7월에 정리한 게 깔끔합니다. 다섯 가지예요.
- 역할 설계 — 이 에이전트가 뭘 할 수 있고, 어떤 도구를 쓰고, 어디서 멈추는지 정합니다.
- 일 배분 — 어떤 건 사람이 하고 어떤 건 에이전트가 할지, 맥락과 위험도를 보고 나눕니다.
- 거버넌스 — 어떤 데이터에 손댈 수 있는지, 누구 승인을 받아야 하는지 정합니다.
- 성과 관리 — 결과 품질을 계속 보고 손봅니다. 이게 제일 손이 많이 갑니다.
- 생애주기 관리 — 붙이고, 고치고, 필요하면 내립니다. 내리는 것까지가 관리예요.
읽어 보시면 아실 텐데 다섯 개 중에 기술 얘기가 하나도 없습니다. 전부 "누가 무엇을 어디까지"를 정하는 일이에요.
왜 코딩 잘하는 사람을 안 뽑을까요
이 자리 채용 기준이 진짜 재밌습니다. 같은 글의 결론이 "코딩 실력보다 도메인 전문성이 중요하다"였고, 실제 채용 공고들도 운영·PM·HR 경력을 더 쳐줍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에이전트에게 일을 시키려면 그 업무가 문서로 설명될 수 있어야 하거든요. 그런데 대부분의 회사에서 그 업무를 제일 잘 아는 사람은 개발자가 아니라 그 일을 10년 해온 실무자입니다. 에이전트 매니저의 첫 일이 "프로세스를 에이전트가 따라올 수 있을 만큼 적어두는 것"인 이유가 여기 있어요.
머서(Mercer)가 2026년 2월에 낸 글로벌 탤런트 트렌드 2026 (https://www.mercer.com/about/newsroom/mercer-s-global-talent-trends-2026-report/) 조사도 같은 방향입니다. C레벨·인사 리더·투자자·직원 약 1만 2천 명에게 물었는데, 경영진의 82%가 "앞으로 인사 기능은 사람 인재와 디지털 에이전트를 나란히 관리하는 일"이라고 답했습니다. 인사팀 얘기가 나온다는 건, 이걸 IT 프로젝트가 아니라 조직 운영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뜻이에요.
같은 조사에 뼈아픈 숫자도 하나 있습니다. "우리 조직이 인간-기계 시대에 잘 대비돼 있다"고 답한 경영진이 2024년 65%에서 2026년 51%로 떨어졌습니다. 준비됐다는 자신감이 오히려 내려간 거죠. 실제로 해보니 어렵다는 걸 알게 된 겁니다.
200명짜리 회사는 이렇게 시작하면 됩니다
여기서 솔직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세일즈포스처럼 에이전트 매니저를 전담으로 뽑는 건 지금 국내 중견기업 대부분에게 현실적이지 않아요. 사람도 없고 명분도 안 섭니다.
그래서 저희가 권해드리는 건 자리가 아니라 이름부터입니다.
하나. 전담 채용 대신 겸직으로 시작하세요.
지금 그 업무를 제일 잘 아는 사람에게 주 3시간을 떼어 붙이는 게 낫습니다. 새로 뽑은 사람은 업무를 모르고, 업무를 아는 사람은 이미 회사에 있거든요.
둘. 조직도가 아니라 문서 한 장에 적으세요.
조직도를 고치려면 결재가 필요하지만, "이 에이전트 담당 — OOO" 한 줄은 오늘 적을 수 있습니다. 그 한 줄이 있고 없고가 사고가 났을 때를 가릅니다.
셋. 대시보드 한 장이면 충분합니다.
세일즈포스 담당자는 하루를 대시보드에서 시작한다고 했죠. 200명 회사는 그렇게까지 안 해도 됩니다. 몇 건 처리했고, 몇 건 사람이 다시 손봤는지 두 숫자면 시작할 수 있어요.
넷. 멈추는 조건을 담당자가 직접 쓰게 하세요.
남이 써준 기준은 안 지켜집니다. 자기가 쓴 기준은 지킵니다.
유니크굿은 이걸 안 지켰다가 두 번 당했습니다
3겹 중 마지막, 저희 얘기입니다. 잘된 것보다 안 된 걸 먼저 적을게요.
지금 읽고 계신 이 레터도 에이전트가 만듭니다. 매일 아침 예약된 에이전트가 주제를 고르고, 해외 자료를 찾고, 원고와 도표를 만들고, 노션 블로그에 올립니다. 그런데 여기서 두 번 사고가 났어요.
첫 번째. 2호를 이미지 하나 없이 발행했습니다.
숫자가 잔뜩 들어간 글에 도표가 한 장도 없었는데, 발행될 때까지 아무도 몰랐습니다. 사람이 읽고 "이미지가 하나도 없다"고 알려줘서 그때 알았어요. 검수하는 자리를 안 만들어뒀던 겁니다.
두 번째. 3호는 작업하다가 중간에 멈췄습니다.
원고와 도표 명세까지 만들고 발행 직전에 멈춰 있었는데, 멈춘 걸 아무도 몰랐습니다. 실패했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없었으니까요. 다음 실행이 우연히 이어받아서 끝냈습니다.
두 사고의 원인이 같습니다. 에이전트는 잘못돼도 손을 들지 않습니다. 사람은 이상하면 "이거 좀 이상한데요"라고 말하는데, 에이전트는 조용히 잘못된 결과를 내거나 조용히 멈춰요. 그래서 사람 팀원에게는 안 해도 되는 일을, 에이전트에게는 해줘야 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이렇게 바꿨습니다.
- 런북을 만들었습니다. 주제 고르는 법부터 발행 후 검증까지 순서를 문서로 적었어요. 위에서 말한 "프로세스를 에이전트가 따라올 수 있게 적어두는 것"이 이겁니다.
- 발행 원장을 만들었습니다. 몇 호에 무슨 주제를 무슨 근거로 냈는지 한 파일에 쌓입니다. 대시보드의 가장 싼 버전이에요.
- 막히면 채널에 남기라고 명시했습니다. "조용히 건너뛰지 말 것"을 런북에 한 줄로 박아뒀습니다. 조용한 실패가 제일 비싸거든요.
- 마지막 검수는 사람이 합니다. 나가기 직전 한 곳, 딱 한 곳만요.
작아 보이시죠. 그런데 이 네 개가 없던 2호와 있는 지금이 확실히 다릅니다.
30초 자가진단 — 우리 에이전트에게 상사가 있나요
- 지금 돌고 있는 자동화·에이전트마다 이름 적힌 담당자가 있다
- 그 담당자가 자기 일이라고 알고 있다 (적어만 두고 안 알려준 경우가 많습니다)
- 에이전트가 멈추거나 실패하면 사람에게 알려지는 경로가 있다
- 결과 품질을 주기적으로 들여다보는 시간이 일정에 잡혀 있다
- 더 이상 필요 없어진 에이전트를 내리는 절차가 있다
세 개 이상이면 이미 에이전트 매니저가 있는 겁니다. 직함만 없을 뿐이에요. 하나 이하여도 괜찮습니다. 저희도 두 달 전에 하나였거든요 😅
이번 주에 해볼 만한 것 세 가지
하나. 지금 돌고 있는 자동화 목록을 적어보기.
회사에 이미 자동으로 도는 게 몇 개 있을 겁니다. 그 목록을 적는 것만으로 "이거 누가 만들었더라"가 나옵니다. 그 질문이 시작점이에요. 승인한 적 없는 에이전트가 나오는 것도 여기서입니다.
둘. 그중 하나에 이름 붙이기.
전부 말고 하나만요. 제일 중요한 것 하나에 담당자 이름을 적고, 그 사람에게 말해주세요. 적기만 하고 안 알려주면 담당자가 없는 것과 같습니다.
셋. "실패하면 어떻게 알게 되나요?"를 물어보기.
이 질문 하나면 대부분의 회의가 조용해집니다. 답이 안 나오면 지금 그 에이전트는 혼자 일하고 있는 거예요.
원문 도표 그대로 보기 — 오늘 숫자가 나온 자리
오늘 제일 중요한 숫자가 리포트 본문이 아니라 부록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원본을 그대로 붙였어요. BCG ×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 리포트는 무료로 공개돼 있어서 쪽수까지 링크를 걸어뒀습니다. 📎
위 두 장은 저작권자가 무료로 공개한 리포트에서 출처와 쪽수를 밝혀 인용한 것입니다. 저작권은 MIT Sloan Management Review와 Boston Consulting Group에 있고, 이미지 1~5는 유니크굿컴퍼니가 같은 수치를 근거로 직접 만든 도표입니다. 다른 자료에 다시 쓰실 때는 원문 링크를 함께 달아주세요.
오늘 레터의 바탕이 된 해외 원문 3편
- Harvard Business Review · To Thrive in the AI Era, Companies Need Agent Managers (https://hbr.org/2026/02/to-thrive-in-the-ai-era-companies-need-agent-managers) (Suraj Srinivasan · Vivienne Wei, 2026.2.12) — 이 직무에 처음 이름을 붙인 글입니다. 세일즈포스 현직 담당자의 하루가 나와요.
- Forbes Technology Council · The Rise Of The Agent Manager In The Modern Enterprise (https://www.forbes.com/councils/forbestechcouncil/2026/07/06/the-rise-of-the-agent-manager-in-the-modern-enterprise/) (Lenin Gali, 2026.7.6) — 오늘 소개한 다섯 기둥과 "코딩보다 도메인"이 여기 있습니다.
- Forbes Technology Council · AI Agents Need Job Descriptions Before They Need More Autonomy (https://www.forbes.com/councils/forbestechcouncil/2026/08/03/ai-agents-need-job-descriptions-before-they-need-more-autonomy/) (Rishi Katdare, 2026.8.3) — 에이전트 직무기술서에 뭐가 들어가야 하는지 항목으로 정리돼 있습니다.
마치며
3호의 질문은 "그 업무, 합격 기준을 다섯 줄로 쓸 수 있나요"였습니다. 4호의 질문은 그다음 칸이에요.
그 에이전트가 오늘 아침에 실패했다면, 지금 그걸 알고 계실까요?
모르고 계셨다면 그 에이전트는 상사가 없는 겁니다. 그리고 상사를 붙이는 데는 조직 개편도, 채용도 필요 없어요. 이름 한 줄과 "실패하면 알려줘"가 전부입니다. 저희가 두 번 당하고 배운 게 딱 그거였습니다.
다음 호에서는 "40%는 왜 취소될까 — 실패하는 에이전트 프로젝트의 공통점"을 다룹니다. 가트너가 2027년까지 40%가 접힐 거라고 했는데, 접히는 프로젝트들에 공통점이 있더라고요. 오늘 얘기와 이어집니다.
"저희는 담당자를 이렇게 정해봤는데요" 하실 게 있으면 언제든 답장 주세요. 진짜로 다 읽고 있습니다 😊
유니크굿컴퍼니는 기업의 AI 고도화 단계를 진단하고, 워크플로우와 에이전트 조직으로 올라서는 과정을 함께합니다. → 유니크굿과 AX 전환 시작하기 (https://business.realworld.to/edu)
출처 — Harvard Business Review, To Thrive in the AI Era, Companies Need Agent Managers (Suraj Srinivasan · Vivienne Wei, 2026.2.12) / Forbes Technology Council, The Rise Of The Agent Manager In The Modern Enterprise (Lenin Gali, 2026.7.6) / Forbes Technology Council, AI Agents Need Job Descriptions Before They Need More Autonomy (Rishi Katdare, 2026.8.3) / BCG × MIT Sloan Management Review, The Emerging Agentic Enterprise, Appendix Figure 1 (임원 2,102명, 2025.11) / Mercer, Global Talent Trends 2026 (경영진·인사 리더·투자자·직원 약 12,000명, 2025년 9~10월 조사, 2026.2.25 발표) / Cloud Security Alliance × Zenity, State of AI Agent Security (IT·보안 담당자 445명, 2025년 9·11월 조사, 2026.4.16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