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모여드는 '콘텐츠 공간'을 만드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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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모여드는 '콘텐츠 공간'을 만드는 방법

2025-12-08리얼월드

어떤 곳은 허름하고 좁은데도 불구하고 매일 사람들이 방문하는 공간이 있는가 하면, 어떤 곳은 많은 비용을 들여 으리으리하게 만들었는데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겨 텅텅 비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무슨 차이가 있는 걸까요? 우리는 흔히 ‘요즘 뜨는 콘셉트’를 흉내 내거나, 멋진 구조물과 화려한 장치를 갖추면 사람들이 알아서 몰릴 것이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입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공간 대부분은 초기에 잠깐 화제를 모을 뿐, 이내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지고 활용처를 찾지 못한 채 방치되곤 합니다. 사실 사람들은 예쁜 공간 을 찾는 것이 아니라 머물 이유가 있는 공간 을 찾습니다. 구조가 아니라 ‘경험’, 인테리어가 아니라 ‘참여’,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다시 오고 싶게 만드는 서사’가 공간의 가치를 결정합니다. 겉모습은 화려하지만 아무 이야기도, 역할도, 관계도 만들어지지 않는 공간은 금방 수명을 다합니다. 반대로 오래된 건물, 작은 골목, 남의 눈에는 평범해 보이는 장소가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경험을 만드는 ‘살아 있는 공간’이 되기도 합니다. 오늘은 바로 이 지점, 사람들이 계속 찾아오는 공간의 비밀, 다시 말해 공간을 ‘살아 움직이게’ 만드는 힘이 무엇인지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화려함이나 규모를 뛰어넘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그 결정적 차이를 함께 들여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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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을 위한 콘텐츠가 아니라 콘텐츠를 위한 공간 이어야 합니다.

영화나 드라마, 예능, 게임을 떠올려보면 누구나 어디에 있든 이야기에 빠져들어 시간을 잊곤 합니다. 출근길 지하철에서도, 잠깐만 보려던 영상에서 어느새 시즌 중반까지 몰아보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하고, 밤을 새워 다음 날 생활에 지장을 받는 일도 종종 있습니다. 그 이유는 결국 콘텐츠가 사람의 시간을 끌어당기고 감정을 흔들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많은 공간들이 이 순서를 거꾸로 생각한다는 점입니다. 공간을 먼저 조성하고 (OOO클러스터 조성, 관광공간 조성, 미디어아트공간 조성, 미래체험센터, 4차산업혁명센터 조성 등) 콘텐츠는 가장 마지막에 고민하는 방식입니다. 공간 조성에 대부분의 비용을 쓰다보니 정작 집객을 실현하는 콘텐츠에는 쓸 돈이 없습니다. 사람들이 다시 찾는 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콘텐츠가 공간을 이끌어야 합니다. 이야기를 담고, 역할을 부여하고, 참여자가 그 안에서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설계된 공간만이 오래 살아남습니다.

사람들은 보는 것을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 상상하는 것을 경험한다 '는 사실을 주목해야 합니다.

해리포터를 읽던 기억을 떠올려보면, 활자로 보고 있음에도 마치 호그와트를 방문한 사람처럼 그 세계를 생생하게 떠올립니다. 셜록 홈즈의 방을 상상하고, 스티븐 킹의 소설을 읽다가 뒤를 돌아보게 되는 순간도 있었습니다. 글자 몇 줄만으로도 사람들은 자신만의 장면을 만들어내고, 감정과 긴장감을 실제처럼 느낍니다. 반면, 아무리 화려한 미디어아트나 초대형 그래픽을 보더라도 금세 시선을 거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화면이 화려할수록 상상력이 개입할 틈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시각적 정보 자체를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정보를 바탕으로 마음속에서 새롭게 그려내는 상상을 경험합니다. 그렇기에 공간은 화려하게 꾸미는 데 집중하기보다, 다양한 이야기가 담길 수 있는 여백과 맥락을 설계하는 일이 더 중요합니다.

셋째, 동시 공간을 만들어야 합니다.

어릴 적 동네 골목을 떠올려보면, 어른들에게는 평범한 풍경이었지만 아이들에게는 끝없이 확장되는 놀이터였습니다. 숨바꼭질, 얼음땡, 구슬치기 등 서로 다른 놀이가 동시에 펼쳐졌고, 골목의 모퉁이 하나하나가 늘 새로운 기대와 긴장을 만들어냈습니다. 하나의 공간 안에서 서로 다른 경험이 중첩되는 구조가 자연스럽게 작동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의 많은 공간은 콘텐츠와 공간이 1대1로 결합되어 움직입니다. 전시관은 정해진 콘텐츠만을 보여주고, 체험 공간 역시 하나의 시나리오만 제공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콘텐츠는 낡고, 공간은 금세 지루해집니다. 한 번 방문하면 충분한 공간이 되는 이유입니다. 이제 공간은 내려다보는 정보 중심의 전시를 벗어나, 각 코너마다 다른 맥락과 경험을 품을 수 있는 구조를 고민해야 합니다. 사용자마다 다른 경험을 얻을 수 있는 중첩성,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는 긴장감, 다음 방문을 유도하는 탐험 요소가 필요합니다. 이 세가지를 결합한 것은 어떤 모습일까요? 몇가지 예시를 들겠습니다!

리얼월드공간, 평범한 지식산업센터 공간을 플레이어블 테마파크로

리얼월드 공간은 “콘텐츠를 위한 공간”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현재 리얼월드 공간은 성수, 건대, 청주, 광주 네군데에 있는데요, 성수점의 경우 평범한 지식산업센터의 1,2층을 개조하여 하나의 공간 안에 여러 개의 서사와 역할이 중첩된 작은 테마파크를 구축하였는데요, 겨우 80평 남짓한 공간에 연 15만명이 방문할 정도랍니다. 이곳은 미스터리 호텔을 모티브로 한 세계관 안에서 방문객은 투숙객, 탐정, 공범, 실종자 가족 등 매번 다른 인물이 되어 미션을 수행합니다. 모바일 앱을 통해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며, 각 방과 복도, 계단과 구석구석이 모두 하나의 세트이자 '장면'으로 작동합니다. 앞서 말한것처럼 공간을 조성할 때 가장 유념한 것은 다양한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구조여야 합니다. 크고 넓은 공간보다는 다양한 컨셉의 작은 세트 공간이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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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각 방을 흥미로운 테마로 꾸밉니다. 다양한 이야기가 결합될 수 있도록 몽환적인 느낌의 방이 있는가하면 앨리스 원더랜드의 래빗홀 같은 방이 있기도 하고 거울방이나 객실, 수영장이 있기도 합니다. 하나하나가 인스타그래머블하기도 하거니와 다양한 무드의 스토리를 담아낼 수 있는 형태입니다. 어렸을 적 골목을 누빌때의 기대감처럼, 방 너머의 방에 무엇이 있을지 예측불가합니다. 때문에 각 공간을 들어가는 자체만으로 흥미가 일어나고 저절로 사진과 영상을 찍고 싶은 욕구가 용솟음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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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공간에 다양한 콘텐츠를 결합합니다. 콘텐츠를 위한 공간이다보니 러브스토리, 스릴러, SF, 공포 등 다양한 스토리가 공간에 어우러질 수 있습니다. 한번 만들어진 콘텐츠는 서울, 청주, 광주 등 다양한 공간에 추가공사 없이 그대로 이식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콘텐츠를 만든다고 해서 추가적인 공사가 필요하지 않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공간에는 점점 즐길 거리들이 많아져 이내 도심 테마파크로 성장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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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공간모델이다보니 이곳에는 가족 단위 방문객과 청소년, 연인, 친구끼리 온 팀까지 각기 다른 동선을 따라 자신에게 맞는 이야기를 골라 체험하게 됩니다. 하나의 공간이 하나의 기능과 테마에만 묶여 있는 것이 아니라, 같은 장소가 시간대와 이용자에 따라 전혀 다른 경험으로 느껴지는 구조입니다. 이 역시 “동시에 여러 콘텐츠가 작동하는 공간”의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리얼월드공간에는 늘 많은 이들이 찾는 성지가 되고 있습니다. 콘텐츠를 위한 공간, 상상을 경험하는 공간, 동시 공간의 훌륭한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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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SCRAP, 평범한 상가 건물을 세계최고의 도심 테마파크로 탈바꿈

세계최초의 방탈출을 발명한 회사 SCRAP이 운영하는 도쿄의 Tokyo Mystery Circus는 “동시 공간”이라는 개념을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곳입니다. 신주쿠 가부키초 한복판, 다섯 개 층을 꽉 채운 이 공간에서는 각 층마다 다른 유형의 게임과 이벤트가 열립니다. 탈출 게임, 잠입 액션, 추리형 편지 게임, 미니 퍼즐, 카페와 굿즈 숍까지, 하나의 건물 안에서 수십개의 서사가 동시에 돌아가고 있습니다. 방문객은 그날의 기분과 난이도, 인원수에 맞춰 게임을 선택하고, 건물 전체를 오가며 여러 이야기를 “연속해서” 체험할 수 있습니다. 실내 인테리어 공간의 연출이나 마감 완성도는 낮은 편이지만 사람들의 만족도는 상당합니다. 주말이나 연휴에 방문시 사람들의 밀도에 놀랄수도 있을 정도입니다. 저도 연말에 방문했다가 게임이 가능하기는 한거야? 할 정도였지만 이내 게임을 시작하자말자 생각도 나지 않을 정도로 몰입하는 저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 공간에 연간 40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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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RexKL, 문닫은 폐극장을 세계인들이 찾는 북엔터테인먼트 스토어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RexKL은 문 닫은 극장(Rex Cinema)를 부활시킨 콘텐츠 공간으로 유명합니다. 1947년에 개장한 대형 극장이었으나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해 2002년 운영 종료 후 호스텔, 불법 숙소 등으로 사용되기도 했었는데요, 이곳을 로컬 크리에이터들이 힘을 합쳐 지금은 문화 예술이 결합된 라이프스타일 문화 공간으로 말레이시아는 물론 해외에서도 주목받는 명소가 되었습니다. 특히 BookXcess라는 공간은 극장에 서점을 결합한 독특한 시도를 펼쳐놓았는데, 관객석이 있던 자리는 계단형 서가와 통로로 채운 다음, 흥미롭게도 미로처럼 설계하였습니다. 관람객은 서가 미로를 돌아다니지만 동시에 옛 극장의 구조와 흔적을 몸으로 느끼게 됩니다. 깨진 타일들을 개보수하기는 커녕 있는 그대로 두면서 층마다 다른 코너, 숨은 통로와 작은 무대들,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카페와 숍들이 한데 얽혀, '책을 사는 곳'이 아니라 탐험을 즐기는 곳으로 느껴집니다. 공간 전체가 커다란 이야기 판처럼 기능하기 때문에, 이곳 역시 단순한 상점이 아니라 '상상을 경험하는 장소'로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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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점은 서점에서 판매하는 책입니다. 보통 책을 진열하고 파는 것이 일반적인데, 여기서는 무슨 책인지 알 수가 없게 포장이 되어 있고 겉에는 'Blind Date with a Book 단맛', 'Reality Date with a Book 현실 자각'으로, 궁금증만 유발합니다. 제가 산 책의 경우에는 포장을 뜯어보니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롤'이라는 동화(구두쇠 스크루지 영감으로 유명한) 였는데 마냥 신나고 행복한 느낌인거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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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서점의 반을 잘라 반대쪽에는 다양한 문화공연 전시가 동시에 전개되고 있었습니다. 덕분에 이곳은 사시사철 사람들이 즐겨찾고 쉬는 공간으로 탈바꿈했죠. 공간을 다양한 콘텐츠가 살아숨쉬고 언제든 방문해도 즐길게 가득한 곳으로 만들었더니 버려진 폐극장이 지역을 대표하는 명소가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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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의 사례를 보여드렸습니다만 이런 사례들의 공통점은 분명합니다. 겉모습이 화려한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1. 콘텐츠가 공간의 주인공으로 서 있고, 2. 방문객의 상상력이 개입할 여백을 남겨 두며, 3. 하나의 공간 안에 여러 이야기가 동시에 흐를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결국 사람들이 계속 찾아오는 공간은 “볼거리”가 많은 곳이 아니라, “다음에 와서 또 다른 이야기를 겪어보고 싶은 곳”입니다. 그리고 그런 공간은 언제나, 콘텐츠에서부터 출발합니다! 사람들이 모여드는 공간의 비밀, 흥미로우셨나요? 리얼월드는 사람들이 모여드는 공간의 비밀을 연구하고 우리의 일상을 신나는 테마파크로 만드는 일을 펼쳐가고 있습니다. 궁금한 점이나 협업할 지점들이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리얼월드 자세히 살펴보기 https://business.realworld.to/ 최신의 경험트렌드를 담은 '언리플레이서블' 책이 나왔어요!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8204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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