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리얼월드 EXP.>입니다. 최근 이머시브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죠. 지난 호에는 IP 공룡 넷플릭스가 ‘넷플릭스 하우스’를 오픈한다는 소식을 전해드렸는데요, 이번 시간에는 이런 '이머시브 테마파크'에 대한 대형 테마파크의 반격에 대해 알아볼까 합니다.
먼저, 대형 투자 계획을 발표한 디즈니의 소식부터 전해드리겠습니다.
테마파크에 80조 원을 투자하는 디즈니
종합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기업, 월트 디즈니 컴퍼니(The Walt Disney Company, 이하 디즈니)는 2023년 9월, 향후 10년 동안 익스피리언스 사업부에 600억 달러(약 81조 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 자금의 50%는 테마파크와 리조트 사업에 사용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왜 디즈니는 테마파크 사업에 이렇게 큰돈을 투자하는 걸까요?
크게 엔터테인먼트/스포츠/익스피리언스의 세 사업부로 이루어져 있는 디즈니의 재무 구조를 살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올해 8월에 발표된 디즈니의 2024년 3분기 재무 성과를 살펴보겠습니다. 매출로만 보면 콘텐츠를 제작 유통하는 엔터테인먼트 사업부의 비중이 가장 크지만, 영업이익으로 따지면 익스피리언스의 비중이 50%가 넘습니다. 이 익스피리언스 사업부가 바로 테마파크와 리조트, 크루즈 등 디즈니의 경험 사업을 총괄하는 부서죠.
즉, 디즈니랜드는 디즈니의 캐시 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1957년 월트 디즈니가 작성한 시너지 맵에 의하면 디즈니가 보유한 모든 IP의 종착역은 디즈니랜드입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란 부모가 아이들을 데리고 디즈니랜드에 방문하고, 디즈니랜드의 매력에 빠진 아이들은 다시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찾는 선순환이 일어나게 되죠.
이 시너지 맵은 작성 된지 70년이 다 되어 가지만 여전히 유효합니다. 이 선순환이 깨지게 되면 디즈니의 수익구조가 무너지게 되기에, 디즈니는 대형 투자를 통해 테마파크의 부흥을 꾀하는 걸로 보입니다.
그런데, 대규모의 투자를 발표했음에도 아직까지는 시장의 반응은 열광적이지는 않습니다. 2024년 8월 현재 디즈니의 주가는 2021년 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한데요, 이에 따른 원인으로 테마파크 산업이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즉, 투자 대비 수익이 불투명하다는 건데, 디즈니는 몇 년 내로 실적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에 돌입하게 될 것입니다.
2024년 3분기 재무 상황에 대한 경영진의 코멘터리에서는 '단기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 부문(익스피리언스)은 장기적으로 의미 있는 수익과 현금 흐름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나타나 있습니다. 디즈니 경영진도 당분간은 쉽지 않은 상황임을 인정한 걸로 보이는데, 과연 디즈니가 준비하는 테마파크의 모습은 무엇일까요? 어떻게 하면 디즈니랜드에 사람들을 불러올 수 있을까요?
'몰입형' 경험을 내세우는 테마파크
투자에 대한 결과가 바로 나오는 건 아니지만, 조금씩 구체적인 계획이 잡혀가고 있습니다. 2024년 8월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에서 열렸던 제8회 D23 엑스포에서는 파리 디즈니랜드에 라이온킹 테마 구역을 조성할 계획이 공개되었습니다. 2026년에는 겨울왕국 테마 존도 공개될 예정이라고 하네요. 특히 계획안에 '몰입형(Immersive)'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으로 보아, 다양한 어트랙션과 더불어 디즈니의 장점인 애니메트로닉스를 적재적소에 활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디즈니를 위협하는 라이벌, 유니버설 역시 야심작 '유니버설 에픽 유니버스(Universal Epic Universe)'를 2025년에 개장할 예정입니다. 닌텐도/드래곤 길들이기/해리포터 등 다양한 IP를 활용한 5개의 테마 구역이 인상적인데요, 이 역시 '몰입형' 세계를 구현했다는 표현을 사용하네요. 기존 유니버설 스튜디오와는 어떻게 다를지, 디즈니랜드를 뛰어넘는 경험을 제공할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원조 테마파크의 반격, 몰입형 경험만이 살아남는다
디즈니와 유니버설, 두 거대 테마파크가 새로운 공간을 준비하며 '몰입형'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은 우연일까요? 아니면 이제는 몰입형 콘텐츠가 아니면 경쟁력이 없다고 생각한 건 아닐까요? 이는 최근 나타나고 있는 이머시브 테마파크에 대한 원조 테마파크의 반격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머시브 포트 도쿄, 넷플릭스 하우스 등 이른바 이머시브 테마파크의 경우 입지가 좋은 도심에 위치한 반면 규모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습니다. 그리고 대형 어트랙션 대신 캐스트 인터랙션에 의존한 이머시브 극을 주로 운영하고 있죠. 반면, 대형 테마파크의 상황은 정 반대입니다. 도심 외곽에 위치한 거대한 규모의 공간에 놀이 기구 등의 어트랙션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테마파크는 도심에서 먼 곳에 위치한 만큼, 관람객들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테마파크에 방문해야 할 요인을 제공해야 합니다. 바로 인기 IP를 활용한 몰입형 공간을 구성하는 것입니다. 이머시브 테마파크들이 보통 자체 공간을 구성하기 보다 대형 쇼핑몰에 입점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만큼 공간 구성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 대형 테마파크들은 자체 공간에서 완벽히 그 IP의 세계를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머시브 테마파크의 등장과 기존 테마파크의 반격. 2026년은 되어야 이 테마파크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걸로 보이는데, 과연 각 테마파크에서 어떤 경험을 제공할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리얼월드는 테마파크의 변신을 지켜보며 경험 산업의 트렌드를 지속적으로 전달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